10월 23일
괴산 장연면 장암리
생산자 조용현님의 율무를 탈곡합니다.
밭은 언덕배기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농부는 율무를 걷어내려 밭에 늘어놓습니다.
이쪽 골짜기에는 수수밭은 없습니다.
멧돼지가 곧잘 밭을 습격하기 때문입니다.
율무는 괜찮습니다.
인적이 드문 시골길은
가을걷이 작업장으로 쓰입니다.
도로에 전세를 낸다 해도
통행에 불편이 없을 정도.
이곳에서의 생활은
치열함과 한적함이 마구 뒤섞여 있어서
뭐라고 정의 내리기도 어렵네요.
여물고 말라..
스치는 옷깃에서 떨어지는 율무 알곡들..
발걸음 한 번이라도 놀릴 수가 없습니다.
율무단을 옮기는 길에도
농부의 몸무게는 탈곡에 쓰입니다.
이리 옮기고 저리 옮기고..
지르밟으며 올해 농사의 막바지 노동에 힘을 다하는 농부.
율무에서도 가을 마른 소리가 납니다.
바스락 바스락.
"잘 털려.. 잘 털려..♪"
시원스레 알곡이 떨려 나가는 것만으로도 신이 나는 농부.
"야... 이거 얼마나 쉬워 이거.. 차로 왔다 갔다 하니까 밑에까지 다 털리지.."
농부의 기쁨은
길바닥에 떨어져 나가는 율무 알곡 한 알 한 알 만큼
동그랗고 단순합니다.
도리깨질 소리가 시원하고 매섭습니다.
철썩. 철썩.
건조장으로 옮겨서 한번 더 건조시킵니다.
건조기 열풍으로 검불도 좀 골라내고요..
오는 목요일. 조용현님의 율무가
수매 예정되어 있습니다.
밥이 되고 차가 되는 율무.
햇것으로 곧 만나보세요.
괴산군 장연면.
괴산잡곡 생산자 조용현님.
친환경 율무 농사가 풍년입니다.
어색한 농부 미소로 마무리 :)
율무의 젊은 시절 사진으로 한번 더 마무리.
까만 것이 꼭 보석 같죠.
하지만 진짜 보석이 되는 건
가을의 끝.
곡식은 힘없게 시든 것 같은 그 모습이
진짜 보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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